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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십니까? 
작성일시 : 2008/05/14 21:27 | 분류 : 분류없음



1.
영동고 교지편집부에서 우리 학생회를 인터뷰 하러 왔다. 처음에 인터뷰 하겠다고 연락이 왔을 때는 '어차피 같은 학생인데 인터뷰 해서 뭐하나, 놀 핑계도 없는데 잘됐다. 시간이나 때워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진지한 그 쪽들의 표정을 보니 나도 진지해졌다. 중간중간 웃음이 터지긴 했지만 일년동안 해왔던 학생회 활동을 마무리 짓고 돌아보는 기회가 되어서 참 좋았다.
1년동안 어떤 활동을 했냐는 질문을 받고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당연히 나올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대답해야 하는 질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네 저희는...' 이라는 문장과 함께 말을 시작하려고 하니 막막했다.
저희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교감선생님께 전달하구요, 학생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학급회의에서 건의하는 사안들을 정리하며.... 주절주절 말을 늘어놓으면서도 '과연 내가 우리 학교를 단 0.1%라도 더 나은 학교로 발전시켰는가'에 대해서 깊이 고민했다.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만큼' 해 주지 못하는 것이 너무 슬프다. 학교, 친구들, 부모님, 선생님들....

2.
조사를 쓸데없이 많이 쓰고 미국식 영어문장에 익숙한 나의 글쓰기.
따끔하게 한 소리 들었다. 천천히 글을 쓰라는 선생님의 말씀.

3.
이렇게 공부를 안하다 보면 20년 후의 내 모습은 어떨까? 고민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라 슬프다.

4.
공부하러 가야지.. 끙


  첨삭 
작성일시 : 2008/05/13 22:23 | 분류 : 분류없음






경기여자고등학교 100주년 교지 여는 글
제97기 학생회장 3학년 7반 21번 이유진


경기여자고등학교의 교정에 녹음이 짙어졌습니다. '이제 나도 3학년이구나' 라고 생각한 것이 벌써 반년이 다 되어 간다는 것을 창 밖의 바뀌어 가는 풍경으로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 맞는 여름이 벌써 세번째입니다. 3학년 친구들은 내년이면 다른 곳에서 교정의 여름을 추억하게 되고 1,2학년 친구들은 앞으로 남은 경기여고의 계절을 소중한 기억과 함께 보내게 되겠지요. 아마 많은 선배님들, 친구들, 동생들이 이 교정에서 자신의 소중한 기억을 쌓아가며 경기여고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 갔을 것입니다. 학교에서의 일 초에, 일 분에, 한 시간에 각기 다른 즐거운 기억들이 담겨 있을테지요. 그 기억들과 이야기가 모여 어느새 100년이라는 길고 긴 역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100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인 만큼, 그 역사 속에서 무엇이 가장 의미있는 것인지를 생각해봅니다.

아름다운 모래사장을 거닐고 있다고 상상해 봅시다. TV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옥색의 물결이 찰랑이고 하얀색 모래가 눈이 부신 꿈같은 해변입니다. 모래사장에는 셀 수도 없는 많은 양 만큼의 모래알이 있겠지요? 이 지구상에는 모래알수 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자, 그럼 모래사장을 거닐다가 예쁘고 하얀 모래를 한 줌 쥐어볼까요? 우리는 손에 쥐어진 모래알 만큼의 사람들을 지나치게 된다고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과 서로의 얼굴, 이름도 인식하지 못한 채 그렇게 지나치는 것이지요. 손바닥을 쫘악 펴볼까요? 대부분은 흘러 내려 버리고 아까보다 반도 안되는 양의 모래가 손바닥 위에 남겠죠? 우리는 그렇게 남은 모래알 수의 사람들과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고 합니다.
모래알의 수와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만나는 '다른 사람들'의 수를 연관지어 생각한다는 것이 조금 생경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모래알 수에 버금가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모래 한 줌이 되지 않는 이들과 관계를 맺어 간다는 것은 우리가 지금 알고 지내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자 이제 모래를 쥐었던 사실을 잊고 계속해서 모래사장을 걸어봅시다. 손바닥에 붙어 있었던 모래들이 한알씩 떨어지고 이제 손바닥에는 몇 되지 않는 모래알들이 남아있게 됩니다. 어떤 모래는 손금사이에 박혀있을 테고 어떤 모래는 손톱 안에 들어가서 물로 씻어내지 않는 한 그 자리를 지키고 있겠지요.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이 모래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나와 함께 슬퍼하고 기뻐할 수 있는 '소중한 관계'의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고등학교가 아니라도 사람들을 만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곳들은 참 많습니다. 고등학교 이 전 중학교도 있을테고 앞으로 진학하게 될 대학교, 또는 회사, 직장, 인터넷 커뮤니티들까지... 그렇지만 아침에 눈을 떠서 학교에 오고, 함께 점심을 먹고 저녁을 먹고 야간 자율학습을 하면서, 하루종일 붙어있는 고등학교 친구들만큼 서로 깊게 공감할 수 있는 사이가 있을까요? 학기 초 서로 수줍게 이름을 물어보고 학교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 하며 웃고 떠들 수 있는 친구들이, '손바닥에 끝까지 남아있는 모래알'이 되어 앞으로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공유해 갈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셨나요?
교외활동에서도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학원을 다니면서도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지만 그래도 제 '최후의 모래알'은 경기여고에서 만난 훌륭하신 선생님들, 고마운 친구들, 선후배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 원형화단에서 함께 찍은 휴대폰 사진이라던가 교실 칠판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낙서들을 보노라면 경기여고에서 쌓을 수 있었던 수많은 추억들에 늘 감사하게 됩니다. 멋도 모른 채 학교 안을 탐방하고 돌아다녔던 즐거웠던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음악실에서 하루종일 연습했던 관현악반 일원으로서의 행복한 기억, 학생회장으로서 여러 학생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정리하던 기억,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야자실에 남아 복도에서 컵라면을 끓여 먹었던 기억까지...
이제 학교에 입학할 신입생 후배들, 그리고 아직 학교에서 보낼 시간이 보낸 시간보다 더 많이 남아 있는 친구들에게는 학교의 많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실 것을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쓸데없이 시간낭비인 것 같고, 공부할 시간을 빼앗기는 것 같다고 생각하실 지 몰라도 지나고 보니 학교에서 한 단체활동만큼 진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환경미화를 하며 종이를 오려붙이던 것, 합창대회 연습을 하며 친구들끼리의 화합을 화음으로서 느낄 수 있었던 것, 체육시간에 열심히 공을 던졌던 것... 힘이 들면 자리에 앉아있을 수도 있는 그 시간에 함께했던 그 활동들이 지금은 그 어떤 것 보다도 값지게 다가옵니다.

백년이라는 경기여고의 역사 속에서 어떤 삶이 공동체를 위하는 삶인가를 몸소 실천하며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어 주시는 선배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재학생들은 훌륭하신 선배님들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워나갑니다. 경기여고 제 1회 졸업생, 2회 졸업생 그리고 시간이 지나 97회 졸업생까지... 세월이 흘러 이제는 한 자리에 모이기도 힘들게 되었지만, 모두 같은 '경기여고 학생들'이기에 아름답고 소중한 '여고생의 기억'을 간직한 채로 '경기여고의 백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모두의 기억이 소중하고 모두의 추억이 특별한 경기여고의 자랑스러운 100주년의 여는 글을 쓰는 이것이 제게는 값진 경험으로 남겨지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경기여고 친구들, 그리고 이 교지를 읽고 계시는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 선배님들 모두가 경기여고에서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모래알'의 인연을 함께 이어가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김소영 선생님이 첨삭 해주신 것. 첨삭 받는 점심시간 내내 얼굴이 화끈거려 죽는 줄 알았다. 감히 글을 잘 쓰고 싶다고도 못하겠다. 그저 학교에서 (차마 형용할 수 없는) 멋진 추억을 얻어가는 내 마음이 조금이라도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뿐.




  
작성일시 : 2008/05/06 21:49 | 분류 : 분류없음




태아 성감별 금지법을 제정하게 된 계기는, 태아 성감별 후 아들이 아닐 경우 낙태를 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태아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그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높아짐으로서 남녀차별의 사례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헌법의 몇몇 조항들은 아직도 '남녀차별로 인한 심각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는 듯 하다. 보통 산부인과에서 진단을 받을 때 의사들은 꼭 집어 '아들입니다, 딸입니다' 라고 말해주기 보다는 우회적으로 돌려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의사들의 의료법 규정에 의거한 행동에 헌법소원을 제기한 이들은 의료인이 '행복추구권'과 '알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를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본인들의 기본권이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태아의 유아 용품 등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사안인데 금지법때문에 피해를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뱃속에 있는 아기를 생각하며 아기용품을 구입하고, 또 아기방을 꾸미는 것 처럼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남자아이들은 늠름하게 자라라고 파란색이나 초록색을, 여자 아이들은 예쁘게 자라라고 분홍색을 위주로 용품을 마련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색깔들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떤 이들은 '남녀차별사상과 남아선호사상은 없어진지 오래기 때문에 이제 태아의 성별을 부모에게 알려줘도 된다' 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것은 소수의 남아선호사상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혹시나' 피해받을 수 있는 다른 태아들의 인권은 존중하지 않는 편협한 생각이다.
가족을 꾸리는 데 있어 아이의 탄생은 가장 큰 축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부부들이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또 태어난 아기에게 좋은 것만을 해주기 위해 힘쓴다. 정말로 그렇게 원하고 사랑하는 뱃속의 아이라면 그 아이가 남자 아인지 여자 아인지가 대체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 아이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갖고, 그 기대만큼 예쁜 여자아이, 혹은 남자아이가 태어난다면 그것 역시 큰 축복일텐데 너무 눈에 보이는 문제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자 아이도 파란 색 옷을 입을 수 있고 남자 아이도 분홍색 옷을 입을 수 있다. 혹여 옷 색깔에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해도 어쩔 수 없이 신경이 쓰인다면야 아이가 태어난 후에 옷을 구입해도 늦지 않다. 아이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그 아이가 존재만으로도 소중하고 가치있는 대상이라면 그 아이의 성별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뱃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작은 생명, 그 생명의 본래 가치만으로도 하늘이 내려주신 큰 축복이라고 생각하며 기쁜 마음을 갖고 기다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7기 이유진 기자(경기여고3)
dbelsl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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